쇠퇴한 원도심은 도시재생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쾌적한 공공장소는 사람들에게 공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주민들이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도심 활력에 기여하며 원도심 활성화에 촉매 역할을 하고 있는 천안 청년몰 '흥흥발전소'는 도시재생의 거점이 되고 있습니다. 원도심 내에 이런 역동적인 장소는 장소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내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갖도록 하며, 애착과 기억을 남겨 줄 수 있는 가치가 있습니다.
▲천안 청년몰 '흥흥발전소' 정면
흥흥발전소는 원도심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빈 건축물을 활용해 청년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입니다. 천안역 인근에 위치해 있어 접근이 쉽고, 문화생활이 부족한 지역에 즐길 거리를 제공하여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이 오가는 곳입니다. 지난 17일(목)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었지만 전북 익산시에서 천안 청년몰을 견학하기 위해 찾아주셨습니다. 최근 청년몰의 폐업으로 힘겨워하는 타 지자체에서 장수의 비결을 찾기 위해 흥흥발전소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수정 회장과 함께 세상과 소통하는 흥흥발전소를 소개합니다.
▲전북 익산시 공무원과 흥흥발전소 전수정 회장(왼쪽 맨 끝)
지하 1층부터 4층으로 이루어진 천안 청년몰 흥흥발전소는 쇼핑, 먹거리, 체험공방까지 다양한 즐길 거리가 가득한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지하 1층에는 전수정 회장의 매장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썬캐쳐(sun catcher) 공방 '모두소품집'입니다. 드림캐처는 익숙하게 들어봤는데, 썬캐처는 뭘까 궁금해집니다. 두 가지 모두 공간을 차지하지 않으면서 허전한 벽을 채워주는 행잉 오브제를 모아 만드는 공예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썬캐처는 햇빛을 반사해 빛 무리를 사방으로 퍼뜨려 햇빛이 갖고 있는 밝고 환한 기운을 불러들이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유니크하면서 빛의 황홀한 아름다움을 즐기는 사람들이 클래스 수강을 한다고 합니다.
▲썬캐쳐(sun catcher) 공방 '모두소품집'
▲썬캐쳐 작업 중
옆 매장은 여성의류를 자체 제작하는 '짙은플러스'와 실크스크린 체험을 할 수 있는 '플라워포토'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짙은플러스는 기본에 충실하되 짙은 감성을 더해 만드는 곳으로 의류부터 소품을 만들어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플라워포토는 내가 찍은 사진으로 액자, 핸드폰 케이스, 티셔츠 등의 제품을 프린팅 해 추억을 제작할 수 있고, 판화, 실크스크린, 석고 방향제를 만드는 체험 수업도 함께 하고 있는 공방입니다.
▲여성의류 자체 제작 매장 '짙은플러스'
▲다양한 체험 수업이 가능한 '플라워포토'
▲실크스크린으로 제작한 작품
매장 맞은편에는 '천안시2030청년복지센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만 18세에서 39세의 청년을 지원하고 있는데, 청년의 문제를 일자리에 한정하지 않고, 복지와 문화, 심리정서 측면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착한 부동산을 통해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부채 교육을 통해 돈에 대한 주도적 습관을 기르도록 예방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또, 개인 및 집단 심리정서지원 사업을 통해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청년의 가장 관심사인 취업과 진로에 관한 적성검사와 스터드 그룹 지원을 통해 자립을 돕고 있습니다.
▲천안시2030청년복지센터 직원들
▲흥흥발전소 지하 1층 천안시2030청년복지센터 입구
지하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먼저 올라가 보았습니다. 4층에는 총 3개의 매장이 있습니다. 다른 층과 달리 조명은 어둡지만 어딘가 매니아적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가장 안쪽에 위치한 매장은 '국보급보급'으로 전통문화상품을 개발 및 판매,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호작이라는 이름으로 창작공방을 운영하는 곳으로 민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호랑이와 까치 그림을 패브릭에 그려 판매하는 곳입니다.
▲민화를 패브릭에 그린 작품
▲전통문화상품을 개발하는 '호작'
그 옆 매장은 '빠남'이라는 곳인데, 파리의 옛 이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프랑스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 4년 동안 다양한 활동을 통해 청년 창업가의 길로 들어선 곳입니다. 한국 문화와 케이 뷰티(K-beauty)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문화 교류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빠남'
그리고 4층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오늘안녕'은 TRPG 상점입니다. 일반 서점과는 다른 분위기의 책들로 가득합니다. TRPG는 게임 참가자가 직접 자신의 캐릭터 행동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입니다. 참가자끼리 대화를 통해 캐릭터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게 이 장르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이야기를 만드는 게임이 특징이라 한계가 정해지지 않은 매력이 있다고 합니다.
▲TRPG 매력을 설명 중인 '오늘안녕' 대표
▲가게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주사위
▲국내 유일한 TRPG 매장
이제 계단을 통해 3층으로 내려가볼까요? 이곳에는 주로 체험 공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타로 심리연구소 위치앤매직샵은 한국 타로 학회 천안지부로 타로 교육, 타로 상담, 타로 강의, 아로마 원 데이 클래스, 천연 원석 판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찾으면 좋은 놀이터라고 합니다.
▲타로 심리연구소 위치앤매직샵
▲지친 일상에 힐링을 주는 타로 상담
타로 심리연구소에서 나와 향기에 이끌려간 곳은 나만의 향수를 만들 수 있는 '브라운'입니다. 정식 KC 인증을 거친 고급 천연 향료 원료만을 사용해 특별한 향수를 만드는 공방입니다. 예약을 하고 가면 소수로 원 데이 클래스를 이용할 수 있어 편안하게 향수와 디퓨저를 만들 수 있으니 꼭 기억해두기 바랍니다.
▲나만의 향수 공방 '브라운'
또, 누구나 금손이 될 수 있는 매직을 선사하는 '달빛공작소'는 아기자기한 소품부터 빈티지한 가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올 때마다 늘 새로운 체험거리로 흥미를 이끄는 달빛공작소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공방 언니가 되었다고 합니다. 핸드메이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원 데이 클래스를 예약해 이용하면 좋습니다. 선물을 받는 사람을 생각하며 한 땀 한 땀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달빛공작소
▲직접 만든 도우 화분에 심어보는 초록 식물
▲도우 화분을 만드는 달빛공작소 대표
그리고 공방은 아니지만 사회적기업 '쥬브'도 3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컵 과일, 샐러드, 클렌저 주스 등 신선 편의 식품을 판매하는 청년기업입니다. 매장 판매보다는 기업 케이터링이나 병원 배달, 답례품, 배달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 제철 재료를 이용해 정성껏 만들어 신선하고 맛도 좋다는 평이 자자한 곳입니다.
▲신선 편의 식품을 판매하는 청년기업 '쥬브'
너무 볼거리가 많은 흥흥발전소 이제 2층으로 내려갑니다. 다른 층과 다르게 아늑한 분위기의 이곳은 따뜻한 차를 마시며, 생활 소품을 만들고 즐길 수 있는 편집숍 겸 손작업 놀이터 '앙두'가 있습니다. 새로운 취미를 배워보고 싶거나, 정성 가득한 선물을 직접 만들고 싶을 때 그리고 편안하게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싶을 때 언제든지 찾으면 좋은 편안한 공간입니다.
▲우드로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앙두'
▲하루 만에 배울 수 있는 양모 펠트 엄지 인형
▲천천히 배울 수 있는 양모 펠트 반려동물
앙두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어받은 '도깨비 매'는 생활 한복을 만들어 판매하는 매장입니다. 전통한복 패턴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현대인의 몸에 맞추어 입고 벗기 편한 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맘에 드는 원단으로 직접 재단하고, 미싱을 돌려 내 몸에 꼭 맞는 한복을 만들어 볼 수도 있는 클래스도 상설 운영하고 있습니다.
 ▲생활 한복을 짓는 '도깨비 매'
이번엔 미술에 소질 없는 초보자도 쉽게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봉구아트'에 들렸습니다. 전문용어로 플루이드 아트(Fluid Art)라고 하는데, 전시장 뒤로 넓은 작업실이 있습니다. 레진으로 새파란 바다와 하얀 파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왕초보도 단 10분이면 유니크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같은 재료와 같은 과정을 거쳐도 모두 다른 작품으로 완성된다고 하니 나만의 바다를 만드는 경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플루이드 아트를 선보이는 '봉구아트'
▲색다른 재료로 만든 작품이 신기합니다.
▲레진으로 표현하는 새파란 바다와 하얀 파도
지하부터 2층까지 돌아보느냐고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파옵니다. 이제 1층 먹거리를 만날 시간입니다. 식사부터 디저트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평일에도 주변에서 많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주문을 해놓고 기다리는 동안에도 식사를 하기 위해 들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식사를 할 수 있는 매장은 '꼬다리 꼬마김밥'과 '청년 중식'이 있고, 식후 커피와 디저트는 쿠키 봉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꼬다리 꼬마김밥'은 엄마의 마음으로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매일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10가지 메뉴를 만들고 있습니다. 매장뿐만 아니라 배달 주문도 받고 있습니다.
▲꼬다리 꼬마김밥
또, 청년 중식은 개업한지 한 달 정도 된 청년사업가입니다. 중식당에서 나오는 냄새가 압도적입니다. 오늘 점심은 이곳에서 해결하기 위해 무인 단말기를 이용해 주문을 합니다. 주문과 동시에 재료를 볶아 만들기 때문에 조금 기다려야 할 수도 있지만 매일 닭 육수로 우려낸 국물을 맛보면 그 기다림이 행복으로 바뀔만합니다.
▲청년창업가 '청년 중식'
▲주문과 동시에 조리합니다.
▲청년 돈까스 짬뽕
식사를 마친 후 달달한 디저트와 쌉싸름한 커피가 당기는 것은 파블로의 효과일까요? 자연스럽게 입구에 위치한 쿠키 봉봉으로 향합니다. 직접 머랭을 쳐서 만든 쿠키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시켜서 자리에 앉아 비가 오는 창밖을 보며 수다 삼매경에 빠져듭니다.
▲디저트 카페 '쿠키 봉봉'
▲달달 짭짤한 머랭 쿠키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흥흥발전소 1층 매장 한 곳이 자리가 비었다면서 천안 시민들이 가장 많이 보는 곳이니 실어달라고 합니다. 만 19세 이상~39세 이하로 창업에 대한 열정과 아이디어를 갖추고, 원도심 상점가 내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이면 누구든지 지원해달라고 합니다. 흥흥발전소에 창업을 하게 되면 공용재산 사용료 감면과 청년상인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청년몰 공동 마케팅 및 홍보, 건물 시설관리 유지 및 가스, 전기 등 기반 시설을 지원한다고 하니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당당하게 문을 두들겨보시기 바랍니다.
▲1층 1개 점포에 입점할 청년 사업가를 찾습니다.
▲먹거리, 쇼핑, 체험 공방이 한데 어우러진 흥흥발전소
흥하고 흥겨운 천안 청년몰 흥흥발전소를 한 층씩 자세하게 돌아보면서 끼와 열정이 가득한 청년 CEO들을 만나보았습니다. 가장 궁금했던 장수의 비결은 무엇일까 물어보니, 매장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소비층을 만들기 위해 각자 SNS로 소통하고 있다고 합니다. 함께 가치를 만들어 가는 곳, 원도심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한데 모인 곳, 다양한 즐길 거리가 가득한 복합문화공간 흥흥발전소에 여러분의 흥을 더해보시기 바랍니다.
천안청년몰 흥흥발전소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은행길 5-4(구 CNA건물)
이용 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매장 별 휴일이 상이하니 방문 전 연락요망) |
